무념무상으로 글을 적기 시작해서 뭐가 몬지 모르겠담,.


흐늘흐늘 날며 하늘을 보니 아까보단 맑았지만 여전히 비는 그치질 않아서 마치 여우비가 내리는 것 같이 보였다가도 순식간에 어둡게 그늘지곤 했다. 그게 마치 메이린과 나를 보는 것 같아서-.
그런 묘한 하늘을 보던 난,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제 슬슬 그 녀석이 보일 즈음이다. 저 하늘마냥 변덕쟁이인 그 녀석.
그치만 그런 내 앞을 가로막은 사람이 있었으니, 두번째 무녀였다.

"레이무, 어쩐 일이야?"

"아니, 아무 일도 아냐. 그치만 방해하면 쓰러뜨릴거야? 그것 뿐."

그렇게 말하곤 부적을 손에 펼쳐드는 그 모습은 대책없이 위압감을 선사해 나도 할 말을 잃어버렸다.

"뭐야, 방해하지 않을 셈이라면 어서 사라져. 그렇지 않으면-"

"아니 레이무 기다려. 여기 지금 이변이"

그보다 진정해, 그렇지 않으면 좀 곤란해.
이변, 이라는 단어에 조금은 반응했지만, 이내 그런 일은 없었던 것 마냥 레이무는 내게 말했다.

"이변이네. 그럼 넌 관에서 쉬면서 차라도 마시고 기다리고 있어. 내가 해결하면 되니까."

레이무라면 쓸데없이 이런 이변을 일으킬리는 없겠지. 그치만-. 아니. 지금 레이무는 이미 박려의 무녀로서 움직이고 있는건가? 이변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번엔 네가 쉬면 어때? 매번 자신이 하는것도 좀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잖아?"

"말로는 안 될 것 같네. 만약, 네가 범인과 가깝다면?"

그렇게 말한 레이무의 주변엔, 음양옥이 나타나 휘돌기 시작했다.
이번 싸움, 길게 끌고싶진 않은데.

"빨리 와줘, 부탁이니까."

난 공간마저 자르는 감각으로 나이프를 뿌렸다. 조금 무서웠기 때문에, 강하게 나갈 수 밖에 없었다.

"헤에, 조급해하지 말라구. 해 줄 테니까."

부적에 막힌 나이프가, 하늘로 튕겨져 날아간 채 다시금 떨어져내린다.

"그런, 전부 가져가다니……. 너무 욕심쟁이 아냐?"

부적과 나이프 모두 말이지.

"그런 말 하면서, 왜 가슴을 가까이 하는거야?"

난 레이무의 손을 잡아 비틀며, 그대로 나이프를 휘둘렀다.

"아-앙, 손을 잡으면 긴장해버린단 말야, 바보."

나이프를 부적으로 감싸 손으로 잡고는, 억지로 빼낸 다른 손을 내 가슴에 얹었다.

"어머, 조급해하지 말라던게 누구였었지? 거긴 아직 안 된다구?"

난 몸을 빼서 빛나는 부적과 가슴을 격리시키고, 다시금 나이프를 던졌다.

"쳇, 아깝네."

"그런 옷 입고있으면 방해된다구, 찢어버려줄게."

이번엔 부적이 아닌 커다란 음양옥들이 내게 덮쳐들어, 나이프들이 힘을 잃곤 이리저리 튕겨나갔다.

"아니, 구슬 플레이는 아직 익숙해지질 않아서……."

"괜찮아 이거. 받아들이면 의외로 기분좋다, 고 누군가가 말했어."

그런, 말도안돼. 이런 커다란걸?
거기까지 말한 난 음양옥 틈으로 나이프 하나를 강하게 던져넣었다.

속부「루미네스리코셰」

음양옥과 음양옥 사이를 날뛰듯 튕겨 날아다닌다.
나이프는 레이무를 지나, 다시 새로운 음양옥에 부딪혔다.

"설마, 이런 걸 맞을거라고 생각한거야? 너무하는거 아냐?"

나이프는 그저 그 주변을 날아다니고 있을 뿐.
팔을 들어올린 레이무는, 그치만 옷은 따라 올라가주지 않았다.

"-!"

하나하나 분해되듯 떨어져내리는 옷들. 결국 레이무는-

"싫어, 옷을 찢어버리다니, 변태!"

라고 외치며 가슴 언저리를 가리며 주저앉았다. 난 그 앞에 서서, 그녀의 턱을 나이프 면으로 받쳐들곤 말했다.

"자, 네 패배야. 진 개는 개처럼 짖는게 어때?"

뭔가 분위기가 묘해졌는데. 이게 목적이 아니었는데?

"머, 멍."

…….

쓸데없는 일을 하게 만들었군. 그렇게 생각한 난 그 자세 그대로 레이무에게 말했다.

"졌으니까 이제 더는 없는거지?
난 갈거야, 이 앞으로."

그리고 난, 신경쓰이던 일 하나를 물었다.

"너, 근 며칠간 못 본 녀석 있어?"

"없어."

빠르네. 없다는건가……. 에? 그럼 어떻게 해서 이변인 줄 안거야?

"그거야 잘 모르겠지만, 요괴들이 멋대로 신사에 들어와선 내가 뻔히 눈 앞에 있는데도 사람이 없는 양 행동하고, 갑자기 와서 엉엉울다 사라지고 아주 심한 취급을 당해놔서 말야.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거지."

"……."

여전히 감이 좋은 무녀씨네.

아니 잠깐만. 이거 일방통행도 가능한 이변이었어?

"레이무, 같이 가 줬으면 좋겠어. 하나 확인해야 할 일이 있거든."

그렇게 말하곤 손을 잡아끌자, 그녀가 몸을 움츠리며 내게 속삭였다.

"……저, 저기…… 같이 갈 테니까, 나 옷부터……"
Posted by 나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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