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헤, 게헤..."

괴기한 숨소리를 내며 마리사가 볼썽사납게 씩씩대고 있었다. 멀리 하늘에 떠 있는 레이무의 표정과 이쪽의 마리사의 표정의 차로 보아 승부는 이미 난 듯 보였고, 이제 마지막 결정타를 레이무가 넣는 것으로 이 승부는 끝나는 것 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자... 그럼, 결정타나 구경하고 차나 얻어먹어볼까...
                                              부서진 돌탑이 신경쓰이고
그렇게 생각했건만, 예상을 깨고 레이무가 여유로웠던 표정 그대로 추락해버렸다.
"케풉!"
                       흙투성이 마리사가 신경쓰이고
가히 괴기하다 할 수 있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처박힌 레이무의 머리 위엔, 빗자루 혼자만 두둥실 떠 있었다. 빗자루?
"크아, 마리사! 이건 반칙이잖아!"
항, 코웃음을 치며 마리사가 힘겹게 웃음을 지었다.
"뭐 어때, 이건 승부다. 반칙이 어딨어?"
                                 엉망인 경내가 신경쓰이고
안돼. 이 쯤에서 불안감이 엄습했다.
"어... 잠깐, 둘 다 진정해."
"뭐라고? 이 위아래좌우 어딜봐도 크다 만 녀석이 입만 살아선!!"
"말했겠다, 인정머리라곤 그 부풀다 만 가슴만큼도 없는 주제에!"
가슴, 이라는 단어가 묘하게 신경쓰였던 사쿠야는 둘을 말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봐, 두 사람 다 그만해. 서로 화낼 일이 아니잖아?"
"뭐, 부풀다 만 뭐? 그래도 패드없는 사쿠야보단 부풀었거든!!"
결국.
"두 사람 다 그만두지 못해--!!"
폭발했다.

결국 둘은 사쿠야에게 30분동안 정좌한 채 잔소리를 듣고(사람을 신체부위 같은걸로 놀리지 말 것), 사쿠야에게 떠밀려 옷을 갈아입고(마리사는 집으로, 레이무는 단벌인 탓에 유카타로 갈아입었다), 갈아입는 와중에 깨끗이 씻기까지 한 후에야 사쿠야가 탄 하쿠레이 표 녹차를 마시며 쉴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 사쿠야는 지저분해진 경내까지 정리하고 나서야 자신의 찻잔을 잡았다.

"아, 이제야 좀 정리되는 기분이네."
주변이 정리되어 이제야 마음의 안정을 찾은 사쿠야가 맘 편한 표정으로 말하자 마리사가 그 모습을 보고는,
"헤에. 너 그 결벽증 못 고치면 큰일일걸."
"흥, 어디사는 누구처럼 일생 청소라곤안 하는 주제에 잘난 듯 빗자루만 들고 다니는 너보단 나아."
"푸하하하하하!!"
사쿠야의 말에 레이무는 박장대소.
"뭐야? 나도 하면 너 정도는할 수 있다구? 다만 이 몸은 인기인이라 바쁠 따름이지."
"하하하... 하히, 하히,, 히이..."
이어지는 마리사의 말에 숨을 고르던 레이무는 숨이 아예 넘어갈 지경이었다. 거기에 이어, 사쿠야가 빈정댔다.
"우스운 이야기네. 말로는 누가 못 해?"
"누군 누구야, 나지. 너야말로 당장 지금도 [아가씨가 날 찾지는 않을까], [마시다 흘리지는 않을까], [도서관이 엉망이진 않을까] 라며 속으론 안절부절 못 하고 있잖아?"
우스꽝스런 마리사의 흉내에 사쿠야는 단도직입적으로 빈정상했다.
"흥, 지금 내 맘 속은 잔잔한 호수라구."
레이무는 그 이야기에 또다시 박장대소. 죽는거 아닐까.
"아무래도 레이무는 지난 봄에 모아뒀던 춘도가 모조리 머리로 향한 모양이네."
마리사의 말에
"그런건 어찌되든 좋아. 어쨌든 넌 절대로 할 수 없어,"
"그럼, 이렇게 해 보는건 어때? 마리사가 사쿠야의 집에 가서 관을 담당-"
싫어, 레이무의 말을 사쿠야가 다 듣지도 않고 거절했다.
"나더러 그 좁아터진 돼지우리에서 살라구? 그건 결코 사람에게 하라고 할 짓이 아냐."
"실례구만. 엄연히 사람의 우리다."
우리라는건 부정하지 않는구나, 마리사...
레이무의 측은한 눈빛도 신경쓰지 않은 채 마리사가 말을 이었다.
"내가 관을 담당할 수 있는지만 보면 어떠냐."
그 말에 사쿠야는 또다시 거절.
"아 싫어. 널 맡고 있으려면 생각만 해도 진절머리가 나니까. 레이무라면 모를까, 넌 도서관을 몽땅 털어갈 생각이지?"
들켰군... 응?
아... 뭔가, 뭔가 잡힐 듯 한데.
"그럼, 이렇게 하자."
잡힐 듯 말 듯 한 생각에 망설이는 마리사를 내버려 둔 레이무가 말을 이었다.
듣지도 않는 마리사를 포함해, 세명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Posted by 나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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