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레이무가, 말 그대로 두둥실 떠올랐다.
양 옆에는 음양옥이 한 쌍. 시작부터 하드코어 스펠러쉬를 예견하고 있었다.
레이무가 정지할 무렵에야 위를 향해 빗자루를 치켜든 마리사가 땅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두 사람의 높이는 비등.
마리사가 여유롭게 입을 열었다. 그건 여유를 가장한 허세일까.
"규칙은 뭘로 할 셈이냐?"
"스펠을 연속해서 사용하거나, 땅바닥에 얼굴을 처박거나, 피탄당하거나. 그러면 패배."
"좋아. 피탄은 그 피탄이지?"
"두 번 물으면 귀찮아. 빨리 시작해."
마리사가 조금 곤란한 표정으로 레이무에게 말했다.
"가볍게 가자구, 레이무. 응? 가볍게, 가볍게 말야."
"알았어. 가볍게... 말이지."
가볍게 손을 치켜든 레이무가 가볍게 손을 내렸다. 핏 하고 뭔가 기묘한 소리가 목을 훑고 지나간다. 선뜩한 느낌에 목을 더듬었지만, 아무것도...
...목깃 언저리에 바늘보다 조금 더 굵은 구멍이 나 있었다. 우와.
"어머, 빗나갔네. 미안-
다음엔, 확실히!"
카가가가강, 날아간 오정침이 목표를 맞추지 못하고 뒷쪽의 기왓장과 부딪히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소리는 정확히 그리고 빠르게 일직선으로 이어졌다.
"으다다다닷!"
마리사는 여유있게 한 손으로 지팡이를 쥐고 있던 아까의 모습은 어느새 양 손으로 빗자루를 쥐고 허겁지겁 날아오는 오정침을 피하기에 바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쳇, 당하고만 있을까보냐!"
지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듯, 한 손으로 빗자루를 쥐곤 다른 한 손으로 품 속의 팔괘로를 꺼내들어 레이무의 궤도를 좇았다.
마리사가 발사한 비-ㅁ은 아래에서 위로, 그대로 왼쪽으로 틀며 위로 향하는 레이무를 따라가다가 오른쪽으로 휘어지면서 다시금 아래로, 그리곤 오른쪽에-
퍼억.
음양옥에 정확히도 머리를 가격당했다. 아파.
큭, 이를 악물며 판정이 나오기 전에 엄지로 팔괘로의 윗 부분을 핑그르르 돌렸다.
연부 『마스터 스파크』
방심한걸까, 음양옥을 시선에 넣지 않았다. 시작부터 존재하고 있었건만.
레이무는 이 쪽의 스펠을 여유롭게 피한 후, 부적을 꺼내들었다.
영부 『몽상봉인』
방금 맞았던 음양옥을 포함해 4개의 음양옥이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며 각각 적녹황청으로 빛났다. 이 쪽이 빗자루에서 뿜어대는 별탄막따위 우습다는 듯 튕겨내며 이 쪽으로 날아왔다.
첫 번째 음양옥은 여유롭게, 두 번째는 애시당초 궤도가 글러먹어서 오른쪽 다리를 드는 것으로 피해냈다. 세 번째로 날아온 음양옥이 정면이었기에 왼쪽으로 몸을 틀었더니 무게 중심이 쏠려----마지막 구슬이---젠자아아앙---
허벅지와 한 팔 힘으로 어찌저찌 버티며 몸을 빗자루에 걸다시피 하며 뉘어 걸터눕듯 피해냈다.
레이무 쪽엔 어느샌가 음양옥이 늘어, 회수된 것 까지 여섯개.
각각의 음양옥과 레이무 자신을 포함해 7중의 탄이 막을 이루어내며 다가오고 있었다.
"항, 이 정도론 쓰러지지 않는다구!"
"시끄럽네. 상대방에게 드로워즈 색같은거 알려주지 말아줄래?"
아차-, 보였나.
날아오는 탄을 팔괘로로 쳐내고 이리저리 피하며, 마리사는 다시금 팔괘로를 가동시켰다.
천의 『오렐리즈 선 시스템』
레이무의 여섯 음양옥에 지지 않겠다는 듯, 이쪽도 같은 수의 마구(魔球)로 탄막을 이뤄낸다. 날아오는 탄막을 흡수하고 이 쪽도 탄막을 펼치며, 빈틈을 노려 상대를 박살낸다!
뒷춤에서 꺼내어 던진 유리병이 레이무 근처의 음양옥에 막혀 폭발했다.
"헤에, 고작 이 정도?"
"아직이다!"
한번 더 투척.
"뭐야, 놀랐잖-"
피싯, 실낱같은 레이저가 레이무의 몸에 닿았다. 이건 피탄이군.
결부『음양섬결』
레이무의 주변 세상이 둘로 쪼개지듯 거대한 마력의 벽이 레이무의 앞뒤에 나타나 나아간다. 주변의 탄막을 흡수하는게 아닌, 깨끗한 소거. 이것도 실패인가, 라고 생각하는데 눈 앞에서 탄을 막아주던 마구가 깨어지며, 그 틈으로 탄이 쏟아져 들어왔다. 피탄.
"젠장!"
마리사는 씹어뱉듯 외치며 양 손으로 쿠긱, 팔괘로를 비틀었다.
하건상차, 통하려는 힘을 미묘하게 비트는 괘가 놓여, 발산되는 에너지는 -
연심『더블 스파크』
콰아아아-
그 반동으로 빗자루에서마저 추락하며, 마리사는 위세 좋게 포를 쏟아냈다.
그 빛은 한 갈래가 아닌 두 포선을 그리며 나아간다.
탄을 부수며 앞서 빠르게 나아가는 빛과, 그 뒤를 좇으며 회심을 노리는 빛.
이미 패배는 거진 확정이지만 그냥 넋 놓고 앉아서 피탄당할 순 없었다. 그렇게 질 바엔 꼬장이라도 부리고 가야지!
빛이 잦아들고, 주변이 잠잠해져 간신히 마리사의 시야에 든 레이무의 모습은 -
빛의 부적 한 장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몽경『이중대결계』
회심의 일격마저 막힌 자신의 스펠에 마리사는 넋을 놓았다.
허, 그 참.
주욱, 허탈함과 함께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며 호흡이 날뛰기 시작했다.
Posted by 나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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