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이걸로 준비는 다 된거네."
레이무가 눈 앞에 놓인 물건들을 보며 말했다. 탁자 위에는 각각 부적 세 장, 옷과 장식 세 벌, 그리고 보기에도 수상쩍은 약 세 병이 놓여 있었다.
"정리하면, 내가 신사를 지키고 저 고무공이 홍마관에 가는거지? 레이무에겐 미안하지만, 그 사람우리를 좀 부탁해둘게."
실례구만, 마리사의 말에 다른 둘은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괜찮아, 그간 환상향이나 한 번 돌면서 별 일 없나 보면 되는거지. 그간 한가해서 지루하기도 했고."
이변이 생기면 누구보다 귀찮아하는 주제에, 라는 마리사의 발언 역시 무시당했다.
"어이 레이무. 너 내 몸으로 나쁜 짓 하면 안 됀다? 내 착한 이미지가-"
"그건 내가 할 말이야 마리사."
사쿠야가 말을 잘랐다. 마리사의 말에 레이무는 무언가 잠시 생각하더니, 혼자 게헤헤헤 웃어대기 시작했다. 저 녀석의 이번 컨셉은 저건가.
"그럼, 셋 다 변신해볼까. 저기 저 웃음버섯은 좀 이따 하더라도."
"잠깐만, 난 따로 갈아입을게."
사쿠야가 우물쭈물 말하자 레이무가 말했다.
"괜찮아 사쿠야. 차피 네 가슴이-"
"누가 쟁반만도 못한 찻접시라는거야!!"
아무도 거기까지 말하진 않았어, 라고 반박할 새도 없이 레이무의 치마며 옷깃 등등 다다미에 닿아있던 부분이 모조리 나이프에 붙잡혀있었다.
"아, 이거 한 벌 짜리 옷인데!"
너덜너덜 구멍난 소매며 치마에 레이무는 크게 좌절했고, 사쿠야가 이내 말했다.
"알았어, 나중에 또 만들어주면 되잖아."
옷이 찢어지는것도 개의치 않고 벌떡 일어난 레이무가 넙죽 절을했다.
"감사합니다. 그 마음 변치 않으시길 바랍니다."
아하하, 이거 참.
"뭐 서로 볼 것도 없는 처지라지만 그래도 얼굴 맞대고 옷 갈아입긴 부끄러우니까, 우선 뭐가 뭔지 설명하고 흩어질까...
잠깐, 잠깐만. 나 있지, 사쿠야가 입는 옷 입는방법 잘 몰라."
정적.
그 어설픈 정적을 깨고 레이무가 말했다.
"그렇네. 나야 마리사 옷이니까 쉽게 입는다지만. 당작 사쿠야 너도 내 무녀복 입을 줄 모르잖아."
"벗겨볼까?"
빡, 마리사의 뒷통수에 레이무가 강한 한방.
"바보냐 넌. 사람 옷이 무슨 프라모델도 아니고. 분해해본다고 알 리도-"
레이무는 말을 멈추고 사쿠야를 한참 쳐다봤다.

다시금 정적.
"벗겨볼까?"
마리사는 리플레이.
"벗겨볼까?"
동의의 뜻을 머금은 되물음.
"자... 잠깐, 둘 다 무슨 생각 하는거야?"
"별로, 사쿠야는 부끄럼쟁이니까 우리가 조금 친절해져볼까- 하고. 그치?"
"그치-?"
전혀 친절하지 않은 눈빛으로 그렇게 말하시면 사쿠야씨가 곤란해져요, 두 사람.
"너, 너희들, 이럴 때만 둘이 죽이 맞아선..."
그렇게 서서히 다가오는 두 사람을 애써 피하던 사쿠야는, 자신이 어느샌가 방구석에 도착한걸 등에 난 식은땀과 자신의 상의가 밀착하는걸로 느꼈다.

"흑, 흐흑... 아가씨, 전 더 이상 당신을 모시지 못 할 몸이 되었어요... 흑흑..."
구석에서 처량하게 울고있는 사쿠야는, 그렇지만 전혀 처량하지 않은 차림새였다. 주홍색으로 아름답게 색입은 상하의에, 감기듯 내려오는 양 팔의 소매, 가슴께에 매어져 시선을 사로잡는 리본, 거기다 드물은 탓에 품격을 느끼게 하는 천박함 없는 은빛의 머리결까지.
그녀를 감상한 레X리X는 이렇게 말 할 정도였다.
"몸에 조금만 더 굴곡이 있었더라면 레이무보다 나았을텐데. 위아래앞뒤로 부족하구나, 사쿠야."
"아가씨 바보!"
Posted by 나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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