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무와 마리사는 뒤에 레밀리아가 나타나 사쿠야와 신파극을 찍든 사쿠야에게 맞아 마리사의 머리 위를 스쳐 날아가든 사쿠야가 가져 온 메이드복을 마리사에게 입혀보기 및 마리사 자신이 입어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우, 우와... 이거 제법 신기한 구조인데? 그러니까 이게 이걸 이렇게 해서..."
상의에 얼굴과 팔을 넣으며 마리사가 말했다.
"잠깐 마리사, 그건 그게 아니고 이렇게... 야, 팔 치워, 얼굴, 얼굴!"
"아, 뭔가 기분나쁜 느낌."
보면, 마리사의 손가락이 레이무의 입 안을 찌르고 있었다.
"에퉤, 으에.. 이게 뭐야!!"
불쾌한 얼굴로 불쾌한 듯 한 행동을 하는 레이무를 내버려두고 마리사는 스타킹을 올려신었다.
"아... 이게 이거고... 으, 이 가터 불편한데 벗어버릴까."

마리사의 상의를 정리하던 레이무가 문득 이상한 걸 물었다.
"사쿠야, 이거 가슴이 너무 남는데?"
"훌쩍, 아 그건..."
감정을 추스르고 사쿠야가 무언가 대답하려는데, 됐어 라며 해명하려는 사쿠야의 말을 자르며 마리사가 말했다.
"어차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상적으로 원하던 치수가 된 거겠지."
"아... 그 그게..."
그렇게 말하곤 훌러덩 상의를 벗어던졌다.
"자, 봐. 사쿠야가 입고있던 상의는 딱 맞잖아?"
".......흐윽... 마리사에겐 지고싶지 않았는데..."
방금 전까지 자신이 입고있던 상의를 입은 마리사를 본 사쿠야는 무언가 복받쳐 오르는 듯 양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레이무는 그 모습을 보고 이제는 천쪼가리가 된 자신의 왼소매를 풀어 사쿠야의 눈가를 닦아주었다.
"괜찮아, 울지마. 힘내. 납작한걸 더 좋아하는 변태들도 이환상향엔 널렸으니까."
"으아-하앙!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아!"
그 말에, 사쿠야는 간신히 억누르던 설움이 또 다시 복받쳐 올랐다.
손수건[?]을 받아든 사쿠야는 코까지 팽, 풀어재끼며 울어댔고, 어깨를 두어 번 토닥여 준 레이무는 마리사의 머리에 헤드드레스를 씌웠다.

레이무가 마리사의 앞치마를 두르는 걸로 세 사람의 환의는 끝났다. 마리사는 귀족 집 아가씨가 철모르고 천박하게 짧은 치마의 메이드복을 입은 듯 날뛰고 있었고, 사쿠야는 아까부터 왜인지 드러난 겨드랑이가 신경쓰이는지 몸을 배배꼬고 있었다.
레이무는 어땠냐면,
"인간 음양옥. 쿠헥!"

"자. 이게 레이무가 마실거, 이게 내 거, 이게 사쿠야.... 쿠헥!"
아까 그 쿠헥은 이 사람입니다. 하여튼, 약이 분배되는걸 지켜보던 레이무가 마리사의 명치에 지불봉을 꽂아넣었다.
"어째서 나로 변하는 약은 거무튀튀한 녹색인데다 거품까지 보글보글 솟아나는건데?!"
"그, 그건 네 머리카락을 넣었더니. 펑! 하고 피식- 해서 푸슝~ 하길래 진정시키는 반응제를 넣었더니 저렇게,,,"
마리사가 더듬더듬 말하자 그럼 이건, 하고 사쿠야로 변하는 약을 들이밀었다.
그 액체는 맑고 투명한 푸른 빛으로, 어떠냐 하면 치르노의 날개와 비슷했다.
"그건 펑! 하고 피식- 하더니 진정돼서 아무것도 안 넣었지."
"같은 인간인데 그만한 반응차이는 넘어가자. 좋아. 좋다구. 근데 이건 뭐야!"
마지막 약은 두말 할 것도 없이 마리사로 변하는, 레이무가 마실 약이었다. 그것은 마치 가을의 추수를 앞둔 밀밭의 태양과도 같이 찬란한 금빛으로 -
빛나고 있었다.
"아 그건, 내 머리카락을 넣었더니아무 반응이 없길래 작용제를 넣었더니 - "
"레이무, 그만해. 당장 난 저 불쾌한 걸 마셔야 하는 입장인걸."
불쾌한 것...
말 한 마디에 '불쾌한 것'의 주인이 되어버린 레이무는 무표정 무감정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설명했다.
"네. 그만두고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앞의 불쾌하고 청량하고 찬란해 보이는 약은 각자의 몸에 변화를 주어 체형과 목소리, 그리고 머리칼의 색 및 길이를 바꾸는 약입니다. 한 번 복용하면 지속시간이 무척 짧기때문에, 제 부적으로 지속시간을 제어하겠습니다."
라고 말하곤 원샷해버렸다.
키야- 하곤 세상의 쓴 맛을 음미한 레이무의 몸이 휘황찬란하게 빛나더니, 및이 사라질 무렵엔 마리사가 되어있었다.
"멋지네요. 달콤하고 황홀했어요."
무미건조 무표정 무감정.
뒤이어 마리사가 들이키자, 0.3초정도 번쩍, 토미다케 플래시... 아니 플래시같은 빛이 터지곤 사쿠야가 되어 있었다.
"상쾌해... 랄까, 아깐 맞던 옷이 좀 남는다?"
팡팡, 가슴을 두들겨보고 마리사가 말하자 사쿠야는 괜시리 울적해졌다.

보글보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액체에 사쿠야는 갈등했다. 앞의 두 사람은, 액체의 이미지 그대로 변신했고, 맛도 그에 비교적 상응했다.
그럼 난?
레이무에겐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 이건 정말 무리다. 두려워...
망설이는 사쿠야를 무감정한 눈동자로 바라본 레이무가,
"불쾌해서 죄송합니다."
라고 억양없는 말투로. 이에 당황한 사쿠야가,
"아냐 레이무, 마실거야, 하나도 불쾌하지 않다구! 자 봐, 마신다 마신-"
꿀꺽.
푸-웁!
"뭐야 이 기분나쁜 액체는!!!"
반절쯤 마신 사쿠야가 입에서 액체를 뿜어냈고, 고스란히 그 액체를 뒤집어 쓴 원래 레이무였고 지금은 마리사인 얼굴이 두려운 표정의 사쿠야... 아니 원래는 마리사였지만. 의 옆으로 보였다.
"아....... ...."
뭐라고 사과하려 입을 열던 사쿠야가 이내 경련하더니 온 몸에서 골격이 재조립되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렸고, 머릿색이 차차 오염되듯 검게 물들며 사쿠야는 정신을 잃었다.

Posted by 나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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