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응... 그래서, 그 약재가 뭔데?"
어제 마셨던 약에 대한 기억을  머리를 두어번 붕붕 흔든 마리사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정말이지 자신이 사용한 약재도 모르는건... 이상한 약 먹은거 아냐 마리사?"
"아... 그랬나. 모르겠네. 머리속이 엉망인데."
하여튼. 툴툴대는 말투와는 달리 걱정되는 표정으로 이 쪽을 쳐다보는 앨리스.
괜찮아 괜찮아, 라며 앨리스를 달랜다. 달래며 재촉하자 그제서야 앨리스는 이것저것 약재를 알려줬고, 그 약재는 대부분 버섯이나 약초들이었다.
아무래도 나가야겠는데.
"잠깐만 그대로 있어 앨리스. 옷 좀 갈아입을게."
"에에에에에에에!! 나, 날더러 너 옷 갈아입는걸 보고있으란거야?!"
천박하긴, 이라며 당황하는 앨리스에 마리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 소리야? 단지 옷을-"
덧입는 것 뿐인데, 라며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는데 앨리스는 끝모르게 당황해선 시선을 애써 창 밖으로 돌리고 있었다.
어디 아픈건 앨리스인가? 내가 레이무일땐 아무렇지도 않게 붕대 감아줘놓곤.
"자, 다 입었다. 가자-"
"으, 응."
쭈뼛쭈뼛 일어서서 나오는데 뭔가 이상ㅎ다ㅏ. 설마 나, 뭔가 잘못 입기라도 했나?
시선 닿는대로 확인한걸론 맞게 입었을텐데. 유난히 경계하는 앨리스가 이상하다.
어쨌든 발길 닿는대로 걷고 있으면 앨리스가 소매를 잡아당기거나 앞서거나 하면서 숲 속을 돌아다녔다. 말로 이리 오라 저리 가라 하면 될걸 좀 귀찮게 군다 앨리스.평소에도 이랬나?
거지반 모았을까. 버섯에 있어선 달인인 마리사와의 돈독한, 너무나 돈독한 우정덕택에 쓸데없이 괴로운 기억이...
남아있는 덕분에 버섯에 대한 지식으로 어찌저찌 모아가며 돌아다니다가, 어느 호숫가에 도착했다.
"오, 이 숲에 이런데도 잇었구만."
"저말이지, 지난번에 잘난 듯 여길 데려온게 누군데?"
그리 크지도 않아 눈에 뜨이질 않았었구나. 그래도 제법 이쁜데 여기?
그렇게 생각하며 머쓱은 듯 호숫가를 바라보는데, 옆에서 앨리스가 묘한 짓을 하고 있었다.
"으하하, 미안미안. 그런데 여기 약재도 없는데 왜 온거야?"
"바, 바보. 시간을 보라구 시간을. 사실 구하는게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서 도시락을 싸 왔는데 말이지."
"근데 정작 거지반 다 모았잖아?"
말 없이 앨리스는 도시락을 펼쳤다. 확실히 저정도면 2인분인데...
"어, 어디의 바보가 이번에도 '응? 잘 모르겠는걸? 그럼, 바쁘니까 나중에!' 라며 도망칠 걸 고려한거라구! 엄연히 따지자면 제멋대로 수락해버린 네가 문제야!"
"어, 어이. 그거 좀 억지... 아잇, 혼자 먹을 수 있다구?"
먹여줄 것 까진 없는데. 부담스럽다구?
"그... 그건, 아냐 사실 나 혼자 먹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네가 도시락을 싸올 리 없으니까... 그래서 오늘만 특별히!"
그건 매우 감사한 일이구만...
그치만 먹여주지 않아도 된다니까.

그렇게 묘-한 분위기에서의 점심식사는 어찌저찌 끝났다.
이 녀석, 자기 먹을 양이라더니 나한테만 꾸역꾸역 먹이고.
아무래도 이건 앨리스한테 한 방 먹은 것 같은데. 제길, 어떻게 복수하지.
....음. 맛있긴 하네.

"한가하네."
신사는 여전. 무녀씨는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새파랗구나.
"별고 없으신지요?"
흠칫. 어디선가 인삿말이 들려와 경련하듯 일어섰다.
누구지?
"저예요, 히나나이 텐코... 아니 텐시."
"아, 아아. 별고 없으신가요, 하늘의 아가씨."
이 기괴한... 표현이 좀 심한가? 녀석은 어디서 튀어나온거지. 아무리 그래도 내가 이렇게 둔했었나?
"호호호, 레이무씨 그렇게 말 안 하셔도 돼요.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오늘은 다름이 아니라 - "
부드러운 텐시의 말투가 감겨온다.
그치만, 그 쪽에서 그렇게 말을 배배꼬며 하면 내가 어떻게 말을 내려하라는거야-라니 살기?!
카앙, 무의식적으로 내민 지불봉이 텐시의 검을 막아낸다.
"무슨짓이지, 아가씨?"
싸늘하게 식어내린 목소리를 튕겨내듯 텐시가 외쳤다.
"레이무 죽어---!"

.....
........나 뭐 잘못했어?!!!
Posted by 나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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