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이 몸 오셨다!"
당당히 중국을 쓰러뜨리고(왜인지 조금 집요하고 필사적이어서 애먹었지만) 당당히 정문을 지나 당당히 도서관으로. 오늘, 그 사쿠야의 훼방은 없을 예정이니까.
"어-이, 파츄리-이"
어라, 없나?
하루 스물네시간 책만 보는주제에 다크서클이라곤 볼 수도 없는, 제법 이쁘장하지만 시끄러운 마녀의 얼굴을 떠올리며 마리사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상하다, 어디 갈 곳도 없을텐데.
"흐음. 책장 한 두개 박살내면 나타나려나?"
"뭐가 어째?!"
흐갹,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파츄리가 이쪽 어깨에 손을 얹고 있었다. 어, 어느 틈에...
"흐갹이라니, 무슨 귀신을 보는듯한 태도는 좀 심하지 않아? 뭐 어쨌든, 무슨 일?"
"흐-음, 차라리 귀신인 쪼기 덜 무섭겠지. 아, 그래. 자 이거."
쿵,  어깨에 매고 있던 보따리를 내려놓았다.
"어머, 이게 뭐야?"
"아아? 척 보고 알아야지. 그동안 빌린 책이다."
마리사 이녀석이 멋대로 약재를 갚느네 마느네만 안 했으면 이딴 귀찮은 짓 절대 안 했겠지만, 조그만 복수를 할 겸 홍마관도 둘러볼 겸 해서 온 걸로 해 두자.
"무슨 일로... 책을?"
복잡 미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파츄리는, 그치만 그다지 기뻐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흐응. 왜지?
"뭐, 잘 자리도 부족해져서. 그보다, 기껏 반납하는데 어째 영 기뻐하는 기색이 아닌데?"
뚱한 표정으로 파츄리가 답한다.
"흥. 소악마, 어서 이것들 치워."
"네, 알겠습니다-"
묘-하게 밝은 소악마. 둘의 이상한 공기가 날 도서관에서 떠내밀고 있었다.
"이만 가 볼게. 레밀리아한테나 들러볼까."
"정-말로 이상해졌네, 마리사."
"그냥, 한 때의 변덕이야. 신경쓰지 마."
그렇게 말을 남긴 마리사는 휘적휘적 도서관을 떠났다. 남은 두 사람은, 그 묘한 분위기에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아... 읏, 레 레이무, 오늘 너무 과격해..."
"어머 이런 걸 원하는게 아니었어?"
레이무의 목소리가 달착지근하게 귀에 감긴다.
아가씨는 지금, 한창.
뭔가 이상하다면, 그것은 당신의 오해!
이 이상은, 아쉽게도 묘사할 수 없어요!



"아-아. 오늘도 이걸로 끝."
풀썩, 자리에 엎어지듯 얼굴을 침대에 쑤셔박았다. 마리사가 왔다 갔다곤 하지만, 얌전히 돌아갔으니 어찌되든 좋아.
...아, 그러고보니, 오랜만에 그녀석이나 보러갈까.
끄응.....
역시 베게에 얼굴을 묻으면 떼어내기가 쉽질 않단말이지.
.....그치만-
"가 보는게 좋겠지."


"오랜만이네요- 작은아가씨. 그동안 안 보여서 많이 섭섭했죠?"
"아니, 그렇지 않아. 그치만 이렇고 저런 일들을 상상하고 있다보니까, 왠지 재미있어져서-
어라? 너 누구?"
아-아. 감이 빠른 아이는 이래서 곤란하다니까.
"어머, 언제나의 이자요이 사 쿠 야 입니다, 작은아가씨. 아무리 요 며칠 못 뵈었다지만, 조금 섭섭하네요."
"에에, 그렇게 나오기?
잘 될지는 모르지만, 난 네 '변장' 을 어떻게든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무언가 꾸욱꾸욱 누르는 시늉을 했다.
체에, 능력에는 못 당한다니까.
"어머, 그건 반칙이예요. 뭣보다-"
"응, 맞아. 재미없지.
있잖아, 나 심심해. 같이 놀자-"
히힛. 하핫. 하하하.
세상에서 가장 스릴있는, 같이 놀자-가 아닐까 저건.
오늘은 과연, 어떨-까!
Posted by 나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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