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무 변태, 색골, 악마, 인간도 아냐!"
이분은 대체 누구에게 무슨 소릴 말하고 싶은거지. 오랜만에 조금 달아올랐더니 토라져벌버린 아가씨는 이불에 몸을 감싼 채 양 볼을 부풀리고 있었다. 어쩜, 이런 모습도 귀여우실까.
"자안-뜩 즐긴 주제에 무슨 소리야? 좋아라고 나타나서 안긴게 누군데?"
"히엥... 그, 그치만 그게... 오늘은 이상하게..."
울먹울먹 삐쭉하니 부어서 무언가 생각하던 레임리아는 이내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피곤한 듯 눈을 감았다 떴다 힘겨워 보이더니...
"레이무... 쓰다듬지 마... 잠 온단 말야..."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자 싫은 듯 고개를 휘젓더니, 이내 스르륵 잠이 들었다.
"....흐암, 나도 잘까..."
피곤해...



으-음. 어떻게 하지? 솔직히 팔괘로는 가지고야 있지만 장식이고,
목 언저리, 등 바로 뒤에서 느껴지는 강한 바람.
그렇다고 부적을 들고 온 것도 아니고-
눈앞에서 양 옆으로 다섯, 넷, 일곱-
어떻게 하지? 탄막 승부라지만 정작 쓸만한 탄막이 없다는 건 문젠데.
미끄러지듯 이어져 날아오는 탄막의 방향을 따라-
차라리 다가가서......?
"헤엑... 헤엑, 헤엑..."
어라?
"왜? 탄막? 응?"
탄막이 사라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더듬고 있는데, 모미지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 정말, 왜 이렇게 안 맞는거예요! 타임오버 됐잖아!"
아하, 그런건가... 이 녀석, 스테미너가 부족하구만.
"이렇게 된 이상-!"
척, 칼을 나에게 겨누고는,
"떨어뜨려 버리겠어요!"
방패로 앞을 가리며, 일직선으로 차징!
"어머ㅡ 육탄전? 네, 네. 맘대로 하세요.
하여간 요즘 애들은 적극적이라니깐."
거기다 난 빗자루를 타고 있는게 아니란 말이죠. 흐응.
"무, 무, 무 무슨 소리예요!!"
칼을 종으로 크게 내려치며 보이는 그 표정은 당황.
"자, 한 번 시작 해 볼까?"
되는대로 빗자루를 잡아 휘두르고, 방패에 빗겨 내 몸은 중심이 엇나가고,
"우읏-챠!"
종아리 위로 스쳐지나가는 칼날의 감각은 시원 쌉싸름할 뿐이고. 히잇잉이-
빙글, 몸을 돌려 빗자루로 찌르고 들어가면, 어깨와 목 사이로 관통해 들어가는 빗자루의 끝. 아, 아쉽다.
이내 어깨를 벨 듯 대각선으로 휘둘려오는 검에-
"카앙!"
역수로 쥔 팔괘로로 가드. 우와, 용케 버텼다. 그냥 나무장식이라 반신반의했는데.
"웃!"
반동으로 주춤하는 사이, 빗자루를 당겨들고 다시금 휘둘러-
"핫!"
핑그르르르르-
아이 젠장할.
아까부터 걸리적거리던 방패에 치여 저만치 날아가는 빗자루를 어쩔 틈도 없이 칼이 내 얼굴에 밀고 들어온다.
"이걸로 끝-엑?!"
돌려진 시선에 보인 칼날은 내 얼굴이 비칠 정도로 두꺼웠다.
귀여운 아이인데 미안. 얼굴은 손대지 않을게.
빠악!
Posted by 나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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