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모양 곰인형은 다음에 나와요.

치르르르르르-

귀에 익숙한 소리가 울린다. 뇌가 깨어나고, 몸이 깨어나지 않는다. 몸이 너무 무겁다 그런만큼 스트레스는 뇌에 쌓여든다. 자명종과의 거리가 끝도 없이 멀게 느껴진다. 아아, 시끄러워.

치르르르르르-

참아. 참아보자. 이번에도 실수하면 메이린이...

치르르르르르- 콰직!

앗차.
내 손과의 작별을 고한 베게는 멋지게 자명종과 부딪혀, 함께 지면으로의 동반자살을 시도했다. 그 결과 자명종은 그 몸을 꽃잎마냥 멋지게 흐뜨러뜨리고, 베개는 멋지게 살아남았다.
외유내강의 승리.

뭔소리야. 어쩌지, 저 자명종. 메이린이 준 물건이건만.

잠에서 깬 난 박살난 시계를 손에 들었다.
아니 잠깐만, 생각해 봐. 베개는 내 숙면을 돕는 중요한 물건이야. 그치만 이 자명종은 그걸 방해하는 물건. 그러니까 이걸 부순건 어디까지나 나의 자기방어. 오케이, 난 틀리지 않았어.

그래서 어쩌자는거지. 이거, 이미 부숴버렸는걸.
아, 모르겠다. 시계를 아무렇게나 내팽개친 난 옷을 챙겨입고, 머리를 매만지고, 자세를 점검한다.
슬슬 아침밥을 준비해야 할텐데. 오늘은 어젯밤 무리를 한 메이린에게 영양가 높은 아침을 준비해 주도록 할까. 그치만 그런 걸 눈치채면 분명 놀려댈 게 뻔하니까, 티 나지 않게, 신경 쓰지 않은 듯 만들어야지.
지는건 싫으니까.
Posted by 나즈키

블로그 이미지
頷きながら、認めながら
나즈키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