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어어쿠어어어----!!!!"

뭣, 이라며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몸을 돌리자, 시커먼 괴물이 엄청난 속도로 내게 달려들고 있었다. 어찌저찌 막아낸 그건 긴 연녹의 머리와, 두 개의 뿔. 너댓걸음 떨어진 위치까지 튕기듯 뒤로 날아가며 자세를 고친 상대는, 녹색의 스커트를 걸치곤 그 눈을 붉게 빛내며 서 있는 케이네였다.

"무, 무슨일이야 케이 - 네?"

내 말은 듣지도 않는 듯 그녀는 또 다시 내게로 날아왔다. 마치 날 껴안을듯한 모습은, 조금 과장해서 날 덮쳐죽이려는 것 처럼 보여서 반사적으로 대응하게 되어버렸다.

"■■■■■■■----!!"

날 안는데에 실패한 그녀가 뒤로 크게 물러서선,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울려퍼지는 짐승과도 같은 그것은, 마치 울음처럼 먹먹한 메임이 있었다.
기괴하게 울려퍼치는 소리는, 그치만 왜인지 엄청나게 서글퍼져서 곤란할 정도로 날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보다 케이네, 이런 성격이었던가? 아니, 난 어째서 습격당한거야?
그런 질문을 날려버리는 듯 그녀는 다시금 내게 덤벼들었다.

"■■■■■--!!"

무거워. 그녀의 외침이 무겁게 날 짓누른다. 그녀의 주먹을 받아낸 내 팔이 무겁다고 말하고 있다. 한 번 한 번 받아내는 것 만으로도, 이미 나이프가 내 손 안에서 진동할정도로 아파온다.
그치만 이런 공격이라면… 그래. 어떻게든 될 것 같다. 이미 이런 미쳐버린 상대를 상대하는건 익숙해 져 있으니까. 그치만, 그녀의 외침이 너무나도 무겁다. 슬프다. 나까지 우울해져서, 나이프까지 울며 내 손에서 떨어지려 한다.

시간을 멈춰, 여기저기에 나이프를 설치해선, 그대로 진행형으로 바꾼다. 마치 스스로 나이프를 따라가 긁히는 것 같은 모습으로, 그녀는 조금씩 체력을 깎아내려간다.
그치만 그녀를 상처입히는 내 마음도 결코 편하진 않아서, 어떻게든 빨리 끝내는 것이 답이라고 결론짓고는 시야 가득히 나이프를 뿌렸다.




"그아... 아아..."

달이 그 모습을 산속으로 감출 무렵이 되어서야 케이네는 쓰러져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불이 사그라들듯 몸이 되돌아온 그녀는 한참이나 축 쳐져 있었다.

"저기… 케이네?"

내 인기척에 고개를 든 그녀는 날 보며,

"흑, 흐윽... 크으, 흐으윽..." 

울기 시작했다. 아니 잠깐 내가 뭘 어쨌다고 나쁜 짓 한적 없어 시비건건 네 쪽이잖아!!
그런 질문은 일단 뒤로 미루자. 어쨌든 진정시키고 이야기를 듣고싶은게 내 솔직한 심정이니까.
그녀를 다독이려 다가가자, 그대로 내게 안겨들었다. 아니, 뭔가 가면 갈수록 더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 도대체 뭐지 이건? 날 데리고 놀겠다는게 메이린 뿐이 아닌건가 여긴? 해보자는거야 정말?

"미안하다…, 미안하다 이자요이… 그치만 잠시만, 흐큭, 이대로 있으면… 안되겠나…."

"잠깐만 케이네. 대체 무슨 일이야?
부디 좀 천천히 설명 해 주지 않을래?"

내 말에 그녀는 품 속에서 고개를 살짝 들곤, 눈물투성이 얼굴로 말했다.

"미안... 그치만, 킁, 그, 훌쩍, 눈물, 이, 멈추질, 훌쩍, 않아서,"

알았어 알았어, 그렇게 말하며 난 그 등을 쓰다듬으며 두드려주었다.

"착하지 착하지... 괜찮으니까 진정해. 사정은 그 뒤에 들을게."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
아니, 난 대체 뭘 하고 있는거지.
궁금증은 이미 내 뇌를 폭발시킬 것 같아서 머리속이 왱왱 울렸지만, 어쨌든 진정시키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들을 것 같다.



그치만 아무리 나라도 하루 밤을 꼬박 새버렸고, 메이린이든 뭐든 찾는데에 하루종일 체력을 탈탈 털어 쓴 뒤에 한 스펠카드전 같지도 않은 괴물사냥까지 한 데다가 내 치맛자락을 잡고 엉엉 울어대는 그녀를 진정시키다가 그녀가 잠든 모습까지 봐주곤 아무것도 듣지 않고 움직이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손해였기 때문에 그대로 케이네의 집에 쓰러지듯 잠들었다.
정말 이런 장난 친 녀석 누군지 잡혀봐. 작은아씨의 방에 던져넣어줄테니까.

"미안하게 됐군. 같잖은 꼴을 보였다. 그치만 오해가 있었다."

Posted by 나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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