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눈을 뜨니 햇빛에 다시 눈을 감게 되었다. 아아, 눈아파. 그만.
내가 뒤척이는데에 깨어난건지, 케이네는 저쪽에서 부스스 몸을 일으켰다. 아무 말 없이.



"미안하다. 폐를 끼쳤군. 그치만 오해가 있었다."

깨어난건 아침이 아니라 한낮을 지나는 때였다. 밥을 먹고 난 뒤, 차를 마시는 지금에 와서야 겨우 케이네는 입을 열었다. 내가 뭔가 물어보는것도 조금 묘하고, 거기다 어제처럼 갑자기 울어버리면 내 쪽이 곤란한 게 더 크기 때문에 아무 말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방감과도 비슷한 감각이 내 몸을 감쌌다.

"뭐… 괜찮아,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당한 건 없고, 신경쓰고 있는 일 때문에 이미 머리속이 꽉 차서. 하룻밤 내내 못 잔건 좀 그렇지만… 그것도 푹 자버려서 이제 괜찮고. 그보다 몸은 괜찮아?"

"뭐, 그 때엔 몸 하난 튼튼하니까 말이다. 너야말로 어디 다치진 않았나?"

"당연한걸."

난 조금 망설인 뒤, 겨우 본론을 끄집어냈다.

"물어도 돼겠어? 무슨 일인지."

"…."

케이네의 얼굴이 어두워 져 버렸다. 아이 잠깐만….
그런 내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케이네가 얼굴을 들었다.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니다만, 모코우가 아무 말 없이 사라진지 오늘로 3일째라 찾아다니고 있었다."

별로 대단한 일 맞네요 그건.
잠깐, 케이네도?
그렇게 된다면 이건…. 누군가의 소행인건가. 메이린의 장난은 아니라는건가.
그런 짓거리를 할 만한 녀석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리고 있는데, 케이네의 말이 이어졌다.

"낮까지는 분명 같이였다만, 그 뒤 마을에서 장보고 있으려니 휭하니 사라져버렸다. 하루 종일 찾아다녀도 없기에 내가 너무 장보기에 빠져버려서 삐진건가 싶었다만, 정작 마을 사람들은 봤다고 하고… 그렇게 된 차에 모코우의 장난인가 싶었다. 그래서 찾는걸 포기하다가 어젯밤에 안절부절 못하고 폭발해버린 차에 때마침 만월이었던거지. 이성이 날아가버린 상태에서 모코우와 같은 흰머리의 뒷모습을 봐서 오해가 생겼다. 정말이지 면목이 없군."

겨우 흰머리 하나로 사람을 습격할 정도라니. 거기다 난 단발인데?
의외로 위험한 반수가 여기에 있을줄이야.
그녀의 말을 종하해 본 난 똑같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도 상대를 찾아다녔고, 그렇게 찾아보니 나오는건 목격자 뿐….

"…조금 신경쓰이는데."

"뭐냐? 혹시, 모코우를 본건가?"

아니, 그런건 아냐. 그녀의 격렬한 반응에 나도 모르게 즉각적으로 반응하곤, 푹하고 수그러드는 그녀를 보며 안쓰러움을 느꼈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물건은 남아있었지, 내 경우엔.

사라져버려도 목격자는 계속해서 나온다….



"내가 생각하기엔, 이건 누군가의 장난이야. 그것도 아주 질 나쁜 장난.
나도 모코우를 찾아보도록 할게. 그치만…"

케이네는 내 말을 듣고있지 않았다. 그녀도 나름대로 무언가 생각을 하곤, 이내 그걸 부정하듯 머리를 두어번 털고 다시 생각에 잠긴다. 그 모습을 보곤, 난 자리를 뜨는 쪽으로 정했다.

"난 가볼게. 부디 빨리 찾길 바래."

"아? 아아, 미안. 실례를 범했군. 만일 찾게 된다면 알려주도록 했으면 좋겠다. 난 일단 생각해보고 움직이도록 할 테니까."

알았어, 그렇게 말하곤 자리를 떴다.
그렇게 자리를 뜬 뒤에도 나는 계속해서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뭐지, 이 경우는.
어디지. 메이린은 어디에 있는거지.
누구지, 이런 질 나쁜 장난.

뭔가 참을 수 없게 되어버린 난 숲으로 향했다.
그 망할 꼬맹이라면 아무일도 없다는 듯 놀고 있겠지. 두드려 패서 굴려버린 다음에, 닥치고 메이린을 찾는걸 도우라고 하면 좋아라고 뛰어나올거야.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조금은 속이 풀렸다.
그치만, 내가 다다른 곳엔 의외의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었다.
아 정말. 어째서 이 녀석이 여기 있는거야.
어떻게 보면 당연하긴 하지만.
Posted by 나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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