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8. 15:11 동방
산으로 간 아이가 낳았어요
언제나처럼 불어오는 바람에, 익숙한 풍경소리가 내 귀를 울린다.
짤랑, 짤랑.
그런데 오늘따라 그 풍경소리가 다르게 들리는 건 왜일까?
"너 왜 여기 죽치고 있는거야?"
레이무는 자신의 앞에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고있는 코마치에게 물었다.
그녀는 평소의 옷을 입고 있었고, 평소의 낫을 들고 있었다. 아무것도 바뀐 건 없었다.
"글쎄요?"
"어둡네. 오늘의 너는."
조용히 옷을 접으며 레이무가 말했다.
한 벌 한 벌 개어져 얹히는 새하얀 옷이 눈부시도록 깨끗했다.
"그렇지요."
아무것도 바뀐 건 없는데, 레이무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코마치도 그 말에 긍정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안부, 전해주겠니?"
"……."
코마치는 침묵했고, 경내엔 사아사아하고 옷 개는 소리만이 천천히 날아다녔다.
한참의 침묵 끝에 입을 연 코마치의 말은, 제 일은 그게 아니예요 레이무씨. 아시잖아요. 였다.
하얀 옷에, 물방울이 떨어져 옷을 적셨다.
고개를 든 레이무가 코마치에게 말했다.
"……바보같이, 왜 네가 우는거야?"
"스스로 울지 않으시니까요."
한 손으로 눈물을 훔치는 코마치의 얼굴엔 눈물이 소리없이 주륵주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고마워. 자, 가자."
마지막으로 새하얀 무녀복을 개어 얹은 레이무가 말했다.
경내를 떠나며, 레이무는 말했다.
"저 풍경, 예전에 사나에가 가져다 준 거야.
신사에 누군가가 몇 개 가져왔는데, 하나 쓰지 않겠냐면서."
짤랑짤랑, 다시금 풍경은 제 목소리를 냈다.
"이 토리이, 텐시때문에 다시 세우느라고 힘들었는데……."
토리이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레이무가 말했다.
코마치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등 뒤에 서 있었다.
"……참 정든 곳인데……."
레이무의 말이 어딘지 서글펐다. 훌쩍, 훌쩍. 코마치의 울음소리가, 마찬가지로 어딘가 서글펐다.
그리고 그 말을 마지막으로, 두사람은 홀연히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