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부터 빈정대듯 니글니글하게 말해대는 통에 내 속이 다 뒤집어질 것 같다.
뭘 말하는거야. 정석대로 널 쓰러뜨리고 이야기를 듣도록 하겠어.
그런 말을 하며, 난 나이프를 치켜들었다.

"그렇습니까…… 그렇게 나오시는겁니까.
그-럼- 저도, 오랜만에 기사같은건 잊어버리고 한바탕 날뛰어 미쳐 돌아가보는것도-"

그렇게까지 말 해 놓곤 꺼냈던 부채를 등 뒤에 쑤셔박듯 넣곤, 몸에 배긴 긴장을 풀어버렸다.

"괜찮겠지만, 역시 지금 전 조금 바빠서 말입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떠나겠습니다. 상관없죠?"

아니 엄청 상관있어. 절대 좋지 않다구 너.

"잠깐 기다려! 네가 가 버리면…."

누구에게 이야기를 들으라는거야, 내 외침은 나오지 않았다.
등을 돌리곤 지금 당장이라도 하늘을 박차고 날아오를 것 같은 모습에, 난 손을 뻗었다.
그렇지만 내 손은 닿지 못했고, 나를 돌려다 본 그 얼굴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저로썬 무리지만…
산 위에 있는 신님들에게 부탁해보는건 어떻겠습니까?"

그녀의 얼굴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조금 딱딱하게 굳어, 다시금 날 긴장시켰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거지. 난 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강한 어투로 말했다.

"난 악마의 종자야. 신따위-"

쿡, 하고 아야는 웃었다.

"괜찮군요, 그렇게 생각하는것도.
뭐 가든지 안 가든지 그건 제 문제가 아니지요. 어쨌든 전 떠나겠습니다. 그럼, 좋은 일 있길 바랍니다."

그 말을 남기곤, 아야는 엄청난 소리와, 속도와 함께 사라져버렸다.

뭔가 신경쓰이는데, 그 신이란 거.
몸을 때리기 시작하는 비 속에서, 홀로 남은 난 다음 행동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Posted by 나즈키

블로그 이미지
頷きながら、認めながら
나즈키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