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글 잘 못 쓰니까 있었던 일만.

복귀하는 날 동서울 터미널에서였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휴가철이라 그런지 사람이 엄청 붐볐다. 당연히 버스도 5분간격으로 엄청나게 나갔다.
그런 와중에 짜증나 죽을 것 같은데, 옆에서 굉장히 어리버리해보이는 이등병...이 버스를 타야하나 말아야하나 물어보고 있었다. 두대정도를 보낸 뒤에야 자신이 탈 버스가 왔고, 그 버스를 타는데에 별 문제는 없었다. 꽤 앞자리에 탑승했다. 다음 버스를 타야 하는 내가 그 이등병을 볼 수 있을정도였으니까.
여기까지야 그냥 휴가복귀하는 이등병 불쌍해라 ㅉㅉ 하고 끝날, 포스팅거리도 아니었는데...
아까부터 그 이등병 옆에 서 있었던, 그러니까 나나 그 이등병의 아버지뻘 되는 사람이 손을 휘휘 흔드시는데- 그러니까 배웅나온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얼굴이 어찌나 아들에 대한 기특함, 자랑스러움- 뭐 그런걸로 가득하신지 정말 어휴 저 팔불출 소리가 절로 나올 법 했다.



그치만 난 그 이등병이 부러웠다.


당장 내 군생활을 갈아치우고 저 자리에 앉아있을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고싶었다.


결코 그 아저씨에 뒤지지 않을만큼 자랑스러워하셨을 터인 아버지가 보고싶었다.

보고싶었다.

보고싶었다.

Posted by 나즈키

블로그 이미지
頷きながら、認めながら
나즈키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