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늘이 너무 맑았어요. 네, 원인은 그겁니다. 제가 그러려고 한 게 아니라니까요.
하늘의 뜻에 따라 꾸벅꾸벅 졸고있다가 문득 깬 제 눈 앞엔 사람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사쿠야씨가 엄청난 얼굴로 제 얼굴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거든요.

"에... 사쿠야씨?"

"잘 잤니, 메이린."

사쿠야씨는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그대로 절 보고 있었습니다.
아, 어쩌지. 이건 조금 화가 난 것 같네요. 뭔가 변명거리를 찾던 전 그녀가 손에 들고있던 물건으로 자연스레 눈이 갔습니다.

"어머 그건 뭔가요 사쿠야씨? 혹시 점심?"

그치만 내 물음에 신경조차 쓰지 않는건지 여전히 얼굴은 그대로였습니다.
어쩌죠, 아무래도 오늘 정말 화가 난 것 같네요. 전 손을 꼼지락거리며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아니, 그게, 그러니까... 하늘이 음 너무 맑아서 눈이 부셔서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고 있으려니까 그게"

"에휴..."

한숨을 길게 늘이쉬고는 그녀는 바닥에 도시락을 내려놓았습니다. 저도 옆에 따라 앉으려니 사쿠야씨가 고개를 이 쪽으로 홱 돌리곤,

"먹을것만 축내는것도 정도껏 하지?"

라며 내게 쏘아붙였습니다. 키힝...

"어머, 케잌이네요!"

그녀가 연 도시락 안에서 흰 케잌이 나왔습니다. 달콤해보이네요~ 봄이네요~
머리위에서 내려쬐는 불볕은 지금이 여름이라고 강하게 주장하지만.
그녀는 솜씨 좋게 케잌을 자르곤 내게 말했습니다.

"먹어."

"네~ 감사히 먹겠습니다~"

덥석 집어서 한 입 베어물면, 달콤하게 입 안에서 녹아내리는 케잌.
역시 사쿠야씨의 음식은 맛있어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먹으려니 사쿠야씨도 조금 잘라서 입 안에 넣는걸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너무 맛있어요 사쿠야씨~"

내 말에 사쿠야씨는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돌렸습니다.
달콤하게 퍼지는 크림이 입 안에서 맴도네요. 어쩜 사쿠야씨는 이렇게 요리를 잘 할까요?
아, 뭔가 부족한데. 그런 묘한 감각이 제 입 안에서 맴돌다, 이내 방향을 찾았습니다.

"응? 왜 그래, 메이린?"

빤히 사쿠야씨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그녀는 당황한건지 어떤건지 시선이 이쪽을 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런 부분이 귀여우니까 어쩔 수 없다니까요.
전 한 손으로 그녀의 목덜미를 잡고, 그 입술에-

"앗, 잠까, 아직 입 안에 케잌이...!!"

그게 먹고싶었어요 사쿠야씨.
전 그런 말을 머리로만 하고 이내 혀의 움직임에 집중했습니다.
텔레파시로 보냈으니까 아마 사쿠야씨도 알았을거예요. 지금 절 걷어차고 밀어내는건 단지 부끄러워서 그런거라구요.

"하... 음... 응..."

"앗, ...아... 후아..."

몇 차례 서로를 교환한 후에야 전 사쿠야씨를 놓아줬습니다.
바알갛게 상기된 얼굴이 오랜만에 너무 맘에드는 작품처럼 보여서 조금 뿌듯했지만 이런 이야기 하면 맞아죽겠죠.
분명 부끄러워하면서 나이프든 뭐든 맘대로 집어던질게 분명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냥 감상만 하기로 했어요.





푸른 하늘을 뒤로, 사쿠야씨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게 너무 대조적입니다.
전 이 사람을 지키기 위해 여기에 있는거니까, 앞으로도 졸면 안 되겠는데 말예요.

Posted by 나즈키

블로그 이미지
頷きながら、認めながら
나즈키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