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12. 18:47 카테고리 없음

코우마칸!

오늘은 날씨가 좋습니다.

홍마관에선 저 말 한 마디로는 날씨가 어떤지 알 수 없습니다. 맑다, 흐리다, 비가 너무 많이 쏟아져서 눈 앞도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다 같은 말이니까요.

오늘은 아가씨적인 표현으로 날씨가 좋습니다. 안개가 자욱해서 눅눅합니다. 빨래를 널어두면 빨래가 축축해져서 돌아오겠죠.

오늘같은 날은 쿠키라도 구웠다간 금세 눅눅해져서 맛이 없을거예요.

그리고 제가 기다리던 쿠키가 제 눈 앞에 와서야 식별되었습니다. 사쿠야씨입니다.

 

"좋은 아침이네요, 사쿠야씨."

 

털썩하고 사쿠야씨가 주저앉았습니다. 아까 돌 주워다 버린 그곳이네요.

일하길 잘 했습니다. 재미있는 구경이었겟지만 하마터면 뼈가 두개로 잘려나가는 경험을 늘릴 뻔 했군요.

 

"하아..."

 

제 생각이야 어떻든 앉자마자 한숨부터 쉬는 그녀. 오늘따라 피곤해보입니다. 눈가가 어둑어둑하고 머릿결이 평소에 비해 약간 푸석푸석합니다.

저는 그 옆에서 오늘 먹을 아침 도시락을 펼칩니다. 와아.

오늘 아침밥은 밥에 깨만 얹어주셨네요. 이런 날은 보통 아가씨가 일어나기 싫다고 투정부린 날이죠.

 

"이 아침부터 한숨이라니, 젊은이가 그러면 안 된다구요. 무슨 일 있어요?"

 

아침은 가볍게, 라곤 하지만 이건 좀 심하잖아요? 라는 말은 삼켜두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많이 피곤해보이니까요.

한 입 넣어보니 그래도 맛있는 부분이 사쿠야씨답게 신기합니다.

사쿠야씨는 절 말에 고개를 돌려 절 바라보며 말을 꺼냅니다.

 

"......이 관에서 그나마 제일 나이 많아보이는게 나라는 거, 알아?"

 

"그럼요. 실제론 제일 어리다는것도 알고있어요. 우물우물."

 

한 입 다시 던져넣으며 말합니다. 평소보다 당분이 부족한 것 같지만, 상관없어요. 밥은 맛이 어떻냐가 아니라 누구랑 먹느냐가 중요한거니까.

하아, 다시 한숨을 내쉰 사쿠야씨는 나이프를 꺼내 손에서 장난치네요. 우와, 위험해보여요 그만둬요. 그러다 꼭 제 이마로 날아올 것 같다구요.

 

"그래서, 대체 무슨일이예요?"

 

"아침부터 깨운다고 바락바락 소리지르잖아."

 

그거야 언제나의 일 아닌가요. 꺄악꺄악대면서, 이리저리 날아다니면서, 훼방질하는게 삶의 낙인 분이신데.

밥을 삼켜야 하기 때문에 말도 함께 삼켰습니다.

 

"베개에 머리박고 안일어나질 않나, 강제로 끌어냈더니 무슨짓이냐면서 배를 걷어차질 않나."

 

"고난이시네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요즘들어 해가 길어져서 유난히 더 그런 모양이네요.

나라면 좀 때려줬을텐데.

 

"옷 입히는데도 칭얼칭얼... 저러면서 밤엔 잠도 안 자고 날 괴롭히고. 어휴 악마."

 

악마 맞잖아요. 자는사람 괴롭히는건 사쿠야씨도 마찬가지고.

 

"벌써 그 이야기만 일주일째네요. 사쿠야씨, 그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시는게 어때요?"

 

네? 같이 밥이라도 먹자구요.

그렇게 말하며 도시락을 내밀었지만, 사쿠야씨는 얼굴이 딱딱해져선 날 돌아봤습니다.

 

"아 그래? 듣기 지겹구나?"

 

이크, 화났다. 전 무의식중에 도시락으로 머리를 막았지만, 아무것도 날아오지 않았습니다.

어쩌죠. 아무래도 사쿠야씨가 적잖이 화가 난 모양입니다.

Posted by 나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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