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속이었다.
"하아... 하아..."
자신은 누군가를 애타게 뒤쫓고 있었다.
중간에 누군가 가로막아서, 세차게 옆의 나무에 밀쳤다.
그 누군가가 자신에게 항의했고, 화가 난 나는 돌로 그를 찍어버렸다.

꿈이었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녀를 찾지 못한 채 잠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눈을 떠 보니, 꿈이 아니었다.
나를 둘러싼 주변의 원성이 시끄러웠다.
대체 내가 쫓던 그 아이는, 누구였을까?
뒤쫓는 이유도 알지 못한다.
시야가 붉어지고 눈 앞이 흐려진다. 눈이 쓰리다.
누군가 던진 돌에 머리라도 맞은 모양이다.
화가 난 나머지, 난 주변을 조용하게 만들었다.

시야가 붉었다. 눈가에 흐르는 는 닦아냈지만 주변에서 흘러넘치는 피 때문에 시계가 온통 적색이었다.
그 사이에 내가 찾던 소녀가 있었다.

꿈이 아니었다.
소녀였던, 고깃덩이가 보였다.


아가씨였다.
비가 내렸다. 붉디붉은 피였다.


"히이익! ... ...헉... ..헉... ..헉...."
꿈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아가씨의 방이었다.
고급스런 양식 골동품이 많지도 적지도 않게 비치된, 자신의 정성이 담긴 방.
방금 전 그건 꿈이었을까, 그 붉은 비는 뭐였을까.

현실감 짙은 꿈에 그녀는 몸을 웅크렸다.
몸에 닿은 부분이 질펀했다. 온 몸이 식은땀이었다.

차가운 느낌에 정신이 들어 옆ㅇ르 보니, 아가씨가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고른 숨이 숙면중임을 알려, 잠꼬대는 없었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꿈 속에서의 자신.
너무나도 쉽게 힘을 사용해, 주변에 널부러진 고깃덩이.
우욱, 구역질이 치밀어 오른다.
멈춰서 영문을 생각할 틈도 없이 베어져나가고,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눈동자에 나이프로 찢어내는 선연한 감각.
뼈와 뼈 사이에 억지로 구겨넣고, 빠지지 않는 나이프를 비틀고, 걸리적대는 내장을 찢어 뽑는 그 감각, 너무나도 손 안에 선명히 남은 그 감각!


사쿠야는 밤새도록, 외로이 숨죽여 울었다.
Posted by 나즈키

2008. 9. 22. 14:16

[단편]홍마주종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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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6. 11. 19:28

조그만 소동 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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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제자인 아스린님께 바칩니다.
Posted by 나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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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무사쿠야인가? 사쿠야아가씨인가?

좀 묘한 녀석이네요. 끝이 난건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Posted by 나즈키

2008. 2. 4. 09:11 동방

[단편] 사쿠야채

"흐응..."


자신의 눈 앞에서 젓가락을 놀리는 소녀를 보며 레이무는 젓가락 끝을 빨았다.

최근들어 자주 오네.


"왜 그래? 사람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한참 먹던 그녀는 시선을 느끼고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마치 밥 먹는거 처음 보냐고 묻는 듯 한 시선이 레이무에게 닿았다.


"아, 아니... 신경쓰지 말고 먹어."


손사래를 치며 시선을 돌리는 레이무를 잠시 바라보던 사쿠야는 다시금 젓가락질을 시작했다. 왜 그러지, 레이무는?

레이무는 밥그릇 위로 젓가락이 두세번 지나갈 즈음 지나가는 말처럼, 그치만 사실은 궁금증을 참지 못한 질문을 꺼냈다.


"최근 자주 오네, 사쿠야."


멈칫, 사쿠야가 움찔하며 굳었다. 천천히 고개를 들며 레이무에게 항변 아닌 항변을 시도했다.


"머, 먹을건 가지고 오잖아."


사쿠야의 경직된 태도에 당황한 레이무가 답했다.


"왜, 왜그래. 쫓겨나기라도 한거야? 지난번에 홍마관 갔을 때엔 꽤 사이 좋아보였는데?"


"아니..."


"별 일 없으면 상관 없고... 오는게 안된다는 이야긴 아니니까. 그냥-"


단지 좀 신기해서.

레이무가 거기까지 말을 내뱉기도 전에 사쿠야가 말했다.


"다행이다, 쫓겨나는 줄 알았어."


안도한 듯 표정을 풀고 한숨까지 쉬어보이는 사쿠야는 레이무에겐 궁금증만 늘일 뿐이었다.

다시금 젓가락을 움직이는 사쿠야였지만, 다시 들어온 레이무의 질문에 또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사쿠야는 고기는 많이 가져오면서, 왜 고기는 손도 안 대는거야?"


레이무의 질문에 젓가락을 물고 잠시 생각하던 사쿠야가 답했다.


"그냥... 영 구미에 안 맞아서.

신사가 빈곤하다는 소문이 하도 자자해서 조금 챙겨오는거지, 내가 먹으려고 가져오는건 아냐."


"하아... 그래..."


미묘한 표정으로 한숨짓던 레이무는 그제야 지난번 일이 이해되었다.

자신은 나름대로 보답하려고 오랜만에 실력발휘한 반찬에 사쿠야가 손도 대지 않았던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가끔은 신세좀 질게, 레이무."


"아아, 응."


뭔가 생각하는 듯 한 레이무에게서 눈을 뗀 사쿠야는 물끄러미 자신의 젓가락에 시선을 옮겼다. 그 눈동자에 비쳤던 사냥감의 눈동자가, 찢어낼때의 감촉이 전달되는 손바닥이, 비명소리가 울리던 귓가가 지금은 평온하게 밥을 먹고 있다.


지극히 미묘한 감정이, 깜박이는 등대 불빛이 되어 현실을 상기시키고 있었다.

Posted by 나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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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9. 00:53 동방

[단편] 홍마관 연회

Posted by 나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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